집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큰 재산이다.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인생의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집을 장만하거나 새 집으로 이사하면 친척과 지인을 초대해 집을 구경시켜주며 한상 가득 차린 식사를 나누는 ‘집들이’를 했다. 집들이의 떠들썩함은 예전 같지 않지만 아파트의 점등식은 그 인기와 열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점등식은 아파트가 완공되면 입주민들을 초대해 모든 동의 불을 동시에 켜며 무사한 준공과 새로운 입주를 축하하는 행사다. 원래는 아파트의 전기 시설이 잘 작동하는지 조명 품질은 어떤지 확인하는 절차였는데 이제는 인기 행사이자 하나의 아파트 문화가 되었다. 처음에는 불만 켰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자 불꽃놀이도 추가되고 원격 조명 제어 시스템을 이용해 아파트 브랜드 이름을 새기는 등의 볼거리까지 제공한다.
2021년 6월 진행된 서초그랑자이 점등식 모습
점등식에서 터지는 불꽃보다 크고 뜨겁고 환한 것은 입주민들의 기대와 자부심이다. 이렇게 잘 지어진 ‘내 집’에서 펼쳐질 가족의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에 대한 기대. 어느 아파트보다 튼튼하고 세련되게 지어진 아파트에서 살게 되었다는 자부심. 모든 동의 불빛이 일제히 켜지면 입주민들은 손을 모으며 감탄을 하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아파트, 자이의 점등식은 어느 곳보다 열기가 뜨겁다. 자이의 예비 입주민들은 더 고급스럽고 상징적인 외관을 만들기 위해 측벽에 적용한 디자인 패턴, 아파트 내외부를 자연스럽게 구분하면서 연결하는 문주, 조명이 들어오면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는 수경 시설 등을 둘러보며 감탄하곤 한다. 잊지 못할 점등식의 기억을 간직한 자이안들의 이야기와 이미지를 만나본다.
WRITER | SY PARK MH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