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지에 식탁을 차린 까닭

황광일 아워홈 쿠킹밀 사업부/해외사업부 부장

2024년 6월 입주 예정인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에는 자이 최초의 아파트 커뮤니티 통합 서비스 브랜드 ‘자이안 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GS건설은 아워홈과 MOU 협약을 맺고 여느 아파트에서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식음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카페테리아, 카페 & 베이커리는 물론 스마트 오더 시스템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집콕’ 시대인 오늘날, 이들은 어떤 이유로 입주민을 위한 식탁을 집 바깥에 차리려고 할까. 속내를 알기 위해서 먼저 우리 식탁부터 돌아보자.

식탁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우선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가 강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 국내 HMR 시장 규모가 약 5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앞서 2조 7,421억 원을 기록했던 2017년 수치와 비교하면 5년 동안의 성장률을 85%라고 예측한 것이다. 음식 배달 서비스 이용률도 빠질 수 없다. 굳이 이 자리에서 열거하지 않더라도 다종다양한 음식 배달 서비스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음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이러한 산업이 발 빠르게 성장하는 저변에는 비대면 시대, 1~2가구 증가라는 사회적 상황과 더불어 간편하고도 특별한 식생활에 대한 니즈와 웰니스wellness를 실천하기 위한 방편으로 건강한 집밥에 대한 요구가 있다. 이미 우리의 식탁은 새로운 요구에 발맞춰 바깥의 신선한 경험이 도래하는 정거장이 된 셈이다.

아파트 커뮤니티 통합 서비스 자이안 비(XIAN vie)가 제공하려는 입주민 경험도 바로 이것이다. 건강하고도 편리한, 취향을 존중하면서도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입주민은 집에서 한 걸음만 나가면 근사하고도 풍성한 식사를 이웃과 함께 즐길 수 있다. 황광일 아워홈 쿠킹밀 사업부/해외사업부 부장은 오늘날 식사의 의미가 달라졌음을 강조했다. “과거에는 허기를 달래고 에너지를 얻는 개념이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경험의 창구로, 타인과의 소통 창구로 식사를 대합니다. 이제 맛뿐만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음식을 먹는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교감하려는 과정에 음식은 더없이 좋은 매개체이고,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느슨한 우리의 울타리로 제격입니다.”

몇 해 전에는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파트가 등장해 화제였습니다. 이렇듯 아파트가 식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양적 공급에 몰두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 건설사는 이곳에서 입주민이 어떤 일상을 보낼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일상에서 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식문화죠. 이 때문에 아파트를 기획하는 전문가들이 식음 시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일 테고요. 영어로 식당을 의미하는 ‘레스토랑restaurant’의 어원 ‘레스토아restore’를 살펴보면 식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습니다. ‘레스토아’는 ‘복원하다’, ‘회복하다’라는 뜻입니다. 식사가 단순히 배고픔을 달래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죠. 저는 따뜻한 한 끼가 다른 어느 것보다 만족스러운 일상의 회복을 도울 수 있다고 믿으며, 앞으로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내 식음 시설에 대한 비중과 중요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물론 상가에 입점하는 식음 시설이 있지만 커뮤니티 시설 안에서는 또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자이안 비에서 좋은 식자재로 정성스럽게 차린 식탁을 통해 입주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 식사를 제공할 것입니다. 또 이곳에서 진정한 이웃 관계를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따뜻한 한 끼가 다른 어느 것보다
만족스러운 일상의 회복을 도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
상가가 아닌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의 식음 시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요?
커뮤니티 시설은 아파트 입주민의 소속감을 한층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종의 바탕이 됩니다. 그러므로 이곳에 모인 이들을 ‘나의 이웃’이라고 자연스레 인식할 수 있을뿐더러 심적으로도 ‘우리 사회’라고 여깁니다. 더욱이 서로에게 무관심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서로가 ‘여기 있음’을 알고 싶어 하고 그를 통해 관계를 넓히고자 합니다. 나와 취미가 비슷하고 관심사가 비슷한 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자 하기에 커뮤니티 시설의 식음 시설은 긍정적인 만남의 장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GS건설이 아워홈에 협업을 제안했고, 차별화된 입주민 전용 식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에서 아워홈은 어떤 공간을 만드나요?
눈앞에 서해가 펼쳐지는 위치에 카페테리아, 선셋 바, 북 카페 & 베이커리 등의 테마 공간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더 구체화하겠지만, 아파트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곳이므로 개별 서비스를 프리미엄화하되 옵션을 다양화하는 데 방점을 둘 계획입니다. 앞서 자이에 거주하는 입주민 1,100명에게 어떤 식음 서비스를 기대하는지에 관해 설문 조사를 했는데 76%가 단순 조식 서비스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식음 서비스를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음식을 매개로 송도자이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무엇으로 할지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돌잔치나 생일 파티처럼 집에서 하기는 다소 부담스러운, 그러나 점차 소규모화하는 모임과 이벤트를 수용하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특성상 특정 타깃층만을 위한 서비스를 기획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나요?
연령층에 기준을 두면 어려울 수 있습니다만, 브랜드 가치에 기준을 두면 한결 분명해진다고 봅니다. 자이가 추구하는 콘셉트에 동의하는 분들이 입주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토대로 고급스러운 서비스 경험과 신선한 시도를 버무릴 계획입니다. 시간대별로 메뉴 구성을 달리하거나 이슈가 되는 푸드 콘텐츠를 발 빠르게 소개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가 카페부터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분야의 식음 시설을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앞서 커뮤니티 형성에 필요한 식음 시설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도시의 고층 아파트와 높다란 담장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소통과 연대의 니즈를 반영하지 못하고 고립에서 오는 외로움을 만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입주민의 요구가 바뀌었습니다. 나와 비슷한,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연대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합니다. 요즘 그런 변화가 눈에 띄지요. 혈연이 아니더라도 취향에 따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서로 연결되는 커뮤니티(트레바리, 취향관, 넷플연가 등)가 성행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만의 방식으로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법이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는 더욱 강력해지고 구체화될 것이라고 봅니다.
“아파트의 라운지로서 커뮤니티 시설은
입주민의 공간적인 요구뿐 아니라 심리적인 만족감을 채우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는 것이죠.”
구체화 사례를 조금 더 설명해 주신다면요.
앞으로 아파트의 커뮤니티 시설은 집으로 치면 거실, 호텔로 치면 라운지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예로, 호텔 라운지에 있으면 반드시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따로 또 같이 한 공간에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지요. 소속감,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겁니다. 종합하면 아파트의 라운지로서 커뮤니티 시설은 입주민의 공간적인(기능적인) 요구뿐만 아니라 심리적인(서비스) 만족감을 채우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는 것이죠. 자이안 비는 한 울타리 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서로 취향을 공유하고, 그야말로 자이만의 문화를 담는 공간으로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당신은 지난 10년간 현대인을 위한 푸드 콘텐츠를 기획했습니다. 요즘은 어떤 변화가 눈에 띄나요?
강력한 파도와 같은, 소위 우리 사회를 휩쓰는 정도의 트렌드는 없어지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각 요소마다 개별화되고 뚜렷해지고 자신만의 영향력이 강력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 기획자 측면에서는 이러한 다양성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건 푸드 콘텐츠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아파트 기획자도요.
Editor | SH Yoon
Photography | SI Woo
Film | JY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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