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집에 살고 있나요?

홈스타일링 서비스 1
이제 ‘어디에 살아요?’보다 ‘어떤 집에 살고 있나요?’라고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코로나19로 가족들이 모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 안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커졌다.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집을 활용하고 새롭게 꾸미려는 경향도 강해졌다. 집은 일과 여가 등 새로운 기능이 더해진 레이어드 홈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공간 구조 안에서 가구나 조명, 오브제 등을 활용해 감각적이고 합리적으로 집 안을 가꾸는 홈 스타일링이 주목받고 있다. 자이는 새로운 분양 아파트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홈스타일링 서비스를 제안한다.
넓고, 쾌적하고, 예쁘게
사실 지난 10년간 인테리어란 키워드는 한 번도 소외된 적이 없었다. 노후 주택 개·보수에서 집을 꾸미는 모든 활동으로 의미가 확장되면서 세분화된 의미의 다른 용어로 대체되었을 뿐이다. 2014년 국내에 이케아, 자라홈, 무인양품 등 해외 리빙 브랜드가 상륙하면서 업체를 거치지 않고 개인이 직접 집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로써 벽지나 침구, 카펫,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자신만의 집을 꾸민다는 의미로, 홈home과 단장한다는 뜻의 퍼니싱furnishing의 합성어 ‘홈퍼니싱’이 등장했다. 이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1코노미’, ‘욜로YOLO’, ‘휘게Hygge’ 트렌드 키워드와 맞물리며 번성했고 인테리어 주요 고객층도 40~50대에서 20~30대로 낮아졌다. 오늘의 집, 집닥 등 인테리어 전문 앱 서비스도 생겼다. 먹방, 쿡방에 이은 집방 트렌드는 ‘홈스테이케이션’, ‘라운지 홈’ 등의 신조어를 낳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적어도 2019년까지 인테리어의 목적은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남들과는 다른 집을 소유하는 것이었다. ‘넓고, 쾌적하고, 예쁘게’ 말이다.
가림막이자 조명으로 쓸 수 있는 아르테미데의 스크린 조명 @Artemide
리모델링보다 홈스타일링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가족들이 함께 집 안에 오래 머물게 되면서 ‘넓고, 쾌적하고, 예쁘게’만 꾸민 집에 대한 불만이 생겼다. 이런 흐름을 빠르게 간파한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레이어드 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마치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어 멋을 부리는 레이어드 룩 패션처럼, 집이라는 공간의 주거라는 기본 기능에 새로운 기능을 덧대어 무궁무진한 변화의 양상을 보여준다는 의미다. 휴식, 수면 등 안식처로서 집의 기능은 더욱 중요해졌고 일, 공부, 운동 등 집 밖에서 수행하던 활동이 집 안으로 들어오면서 알파룸이 필요해졌다. 집 안에 머물되 집 안 분위기를 탈피하려는 시도도 더해진다. 집을 카페, 캠핑장, 영화관처럼 꾸미는 식이다. 가구 교체 시기가 짧아지고 비싸더라도 좋은 가구를 사야겠다는 욕구가 높아졌다. 특히 식기 세척기, 건조기, 공기 청정기 등 웰니스 가전과 홈 피트니스 기구 구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렇게 집 안에 여러 요소가 갖춰지면서 집에서 많은 것을 즐기고자 하는 홈 루덴스족이 증가했다. 비대면 문화에 익숙한 20~30대 홈 루덴스족은 멋지게 집을 꾸미고 랜선 집들이를 즐긴다. 이들은 작은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려 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캔디스 림스Candace Rimes는 <보그> 매거진 인터뷰에서 “요즘은 실용과 기능을 따지지 않아도 유쾌한 행복을 주는 물건이 필요하죠”라며, 향초 하나도 마음에 드는 물건으로 집을 꾸미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벽에 페인트를 칠하는 것보다 가지고 싶은 그림 한 점을 거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 말한다.

“이제 집 안에 대한 시선은 집 전체에서 방으로,
다시 방에서 가구와 물건으로 좁혀지고 있다.”
구조 변경 아닌 오브제 통한 집의 변화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은 벽과 바닥을 교체하거나 구조를 변경하는 거창한 공사 없이 집을 변화시키고 재정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기존 공간 구조 안에서 가구나 조명, 오브제 등을 활용해 감각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집을 꾸미는 홈스타일링 서비스의 등장이다. <주택저널> 설문 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아파트에 입주하는 시기에 홈스타일링 서비스를 받기 원한다(34.3%)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특별한 계기가 없어도 집을 꾸미고 싶으면 언제나 홈스타일링 서비스를 받고 싶다는 의견이(21.1%) 두 번째를 차지했다.

실제로 아파트의 자가 점유율이 늘면서 입주 시 집 안 살림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 또 비록 내 집은 아닐지라도 집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이 늘면서 고객 대상도 다양해졌다. 서비스 항목을 세분화하고 앱을 이용해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생겼다. 통계청은2008년 7조 원에 머물던 시장 규모가2023년18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일보>가 소개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전미영의 칼럼 또한 이런 현상을 방증한다. “집이 변하면 집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든 소비 활동 역시 진화합니다. 집은 곧 일상을 창조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미래 소비 산업의 요람은 단언컨대 집이 될 것입니다.”

소파 일부분을 새롭게 조립하면 책상으로 변하는 자케이 스튜디오의 L20 소파 @JaK Studio
집에서 방으로, 다시 방에서 가구로
올해 9월 열리는 밀라노 가구 박람회는 특별 전시 ‘슈퍼살로네Supersalone’를 준비했다. 큐레이터 스테파노 보에리Stefano Boeri는 매거진 <디진>과 인터뷰에서 전시 기획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부스를 모두 다니지 않아도 되는, 꼭 사야 할 물건을 골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물건을 직접 보고 바로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죠. 최전선의 공간 스타일링에 대한 감각과 가구·소품 구매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면에서 홈스타일링 큐레이션이 삽입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의 말은 가구 페어가 B2B(Business to Business)를 넘어 B2C(Business to Customer) 비즈니스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게 된 것이다.
페데리카 비아시가 디자인한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 이동식 가림막 @Federica Biasi
이른바 홈스타일링 전문가는 이미 소유한 가구를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새롭게 구매할 제품이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시간 여유가 많지 않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홈스타일링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홈스타일링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자이는 입주자를 대상으로 직접 주최하는 홈스타일링 서비스를 떠올렸다. 건물 구조, 규모는 물론 기본 인테리어 마감 등에 대한 기본 정보를 잘 알고 있기에 공간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도출할 수 있고, 투명한 과정과 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 첫 번째 시도가 방배그랑자이 입주자 사전 점검 기간에 롯데백화점과 협업한 홈스타일링 컨설팅 서비스였다. 사람들은 집이 더 크면 더 멋진 공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공간 크기가 아니라 공간에 어울리는 가구 선택과 배치다. 배치가 달라지면 동선이 변하고 습관이 바뀐다. 어떤 가구와 함께 보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질 수 있다.
방배그랑자이 홈스타일링 오픈하우스(25평)
매거진 <월페이퍼>는 삶을 더욱 창의적으로 바꿔줄 팬데믹 라이프를 위한 가구를 소개했다. 자케이 스튜디오JaK Studio의 L20 소파는 소파 일부분을 새롭게 조립하면 책상으로 변신한다. 아르테미데Artemide는 가림막이자 조명으로 쓸 수 있는 스크린 조명을, 디자이너 페데리카 비아시Federica Biasi는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 이동식 가림막을 제안했다. 가구 한 점이 벽이 되고 기둥이 되는 셈이다. 이제 집 안에 대한 시선은 집 전체에서 방으로, 다시 방에서 가구와 물건으로 좁혀지고 있다. 어떤 곳에 살든지 자기 공간에서 더욱 편안해지는 방법은 기존 공간에서 새로운 분위기를 창출하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 집에 살고 있는가? 집 안 풍경은 당신이 누구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Editor | AN G
Illust | HK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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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타일링 시리즈]
어떤 집에 살고 있나요?  – 홈스타일링 서비스1 (현재 글)
아파트가 제안하는 창조적인 삶 – 홈스타일링 서비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