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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의 경계를 넓히는 모빌리티의 미래

모빌리티 1

포드의 창설자 헨리 포드는 1940년, “항공과 자동차가 조합된 시장이 올 것”이라 예언한 바 있다. 내연기관이 한창 발전하던 시기였을 텐데 그는 어떻게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을 한 세기나 앞서 내다봤던 걸까? 지금 2021년은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공유 킥보드 같은 마이크로모빌리티 플랫폼의 출현으로 탈 것이 겹쳐지고 연결되며 넘쳐나고 있다. 앞으로의 모빌리티 변화는 집과 주거 공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글로벌 기업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현주소를 짚어보았다.

모빌리티, 탈 것을 넘어선 이동 경험
아침에 눈을 떠서 동선을 파악하고 시간대에 맞춰 교통 상황을 살핀다. 공유 플랫폼의 자동차를 타고 갈지,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결정한 후 집을 나선다. 시시때때로 도로의 상황을 알려주고 전기 충전소의 위치, 현재 대기 상황 등을 알람으로 받는다. 도착지 근처에 다다르면 주차할 곳을 검색하고 그곳까지 자율주행으로 편하게 주차를 완료한다. 퇴근 후에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집의 온도를 조절하고 가전 제품이 미리 일을 하도록 설정한다. 전세계 다양한 기업과 소비자들이 올해엔 더욱 주목할 ‘모빌리티’ 산업의 일부분을 묘사한 것이다.
© Samuele Errico Piccarini
최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IT 전문 기업, 공유 경제 기반의 회사들이 모빌리티 전문 회사로 이정표를 트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온라인으로 열렸던 2021 CES에서 GM, 아우디는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된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전기차, 자율주행으로 대두되는 모빌리티 전략을 소개했다. 우리나라 역시 국토교통부가 ‘플랫폼 모빌리티 혁신 비전 2030’을 내놓으며 플랫폼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형 모빌리티’를 완전히 정착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2021년은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 더 큰 격변이 예상되는데, 모빌리티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사전적 의미는 이동성, 기동성을 뜻하지만, 현재의 서비스를 반영한 정의는 아직 합의된 게 없다. 다만 이동에 대한 하드웨어적인 접근이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라는 사실 만큼은 정확하다. 다시 말해서, 이동 행위에 주목했던 기존의 교통 수단과 달리 모빌리티는 무엇을 어떻게 탈지, 이동이라는 속성 전반에 걸친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주거와 모빌리티의 경계를 허물다
모빌리티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주거 환경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줄 변화는 무엇일까? 가장 첫 번째는 도어투도어Door to Door를 가능하게 할 자율주행차이다. 이는 시동을 켠 시점에서 주차까지 모두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를 말한다. 일본 혼다 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레벨 3 자율운전 기능을 탑재한 승용차를 최근 5일 출시했다. 운전 자동화 수준은 레벨 1에서 레벨 5단계를 두고 있다. 레벨 2가 운전자가 모든 상황을 컨트롤 하며 시스템은 운전지원에 머무는 단계라면 레벨 3은 일정 조건에서 시스템이 운전자를 대신하고 감시 의무까지 맡는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는 올해 3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사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의 새로운 버전에서 베타테스트 인원을 10배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등,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구독서비스를 위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제안한 ‘액티브 하우스’ 콘셉트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선보인 ‘액티브 하우스’ 콘셉트는 주거와 모빌리티의 흥미로운 실험 사례다. 자율주행 시대의 도래로 인해 자동차가 거주지이자 안식처의 일부가 되는 모습을 상상한 결과다. 단독 주택 옆으로 자동차 한 대가 자리를 잡고 자동차 도어가 열리는 것과 동시에 시트가 주택 내부로 들어간다. 동승한 탑승자는 자동차에서 집 안 조명을 조절하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집 안의 스피커를 연동해 차 안에서 듣던 음악을 그대로 연동해 감상한다. 이외에도 액티브 하우스 시스템을 통해 자동차 무선 충전 기술과 공용 주차 모델, 집 안에서 자동차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홈투카Home to Car 기술 등을 제안한다.
모빌리티가 견인하는 스마트한 주차장
자동차로 대두되는 모빌리티와 주거 환경을 떠올렸을 때 가장 쉽게 연상되는 것은 주차 공간이다. 현재 도시가 앓고 있는 주차 공간 부족 문제, 협소한 공간에서 주차하는 어려움 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모바일과 모빌리티의 결합은 스마트 파킹의 기본 토대가 된다. 주차장은 텔레메트리, 센서, 스마트폰의 결합으로 주차 속도를 향상시키며 전기 충전소, 카 셰어링 비즈니스의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모빌리티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3~4년 동안 주차장 산업에 큰 규모의 자본이 몰린 것만 보아도 그 위상을 알 수 있다. 올해 3월 GS리테일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라는 BI를 새롭게 걸고 물건을 판매하는 소매점이 아닌 생활 서비스 연계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새 사업의 중심에는 주차장이 있다. 2018년 GS리테일이 주차장 운영 사업을 하는 GS파크24의 지분을 50%를 인수한 것도 이를 위한 절차였다. 이후 마이크로모빌리티 통합 플랫폼 ‘고고씽’과 ‘라임’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뿐만 아니라 편의점, 주유소, 충전 서비스 등을 모빌리티와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행보를 보인다.

건축 디자인 컨설턴트 DPA-X와 주차·모빌리티 전문 회사 인디고 그룹이 디자인한 미래의 주차장 가상 모형
디자인 전문 매체 <디자인붐Designboom>은 건축 디자인 컨설턴트 DPA-X와 주차·모빌리티 전문 회사 인디고 그룹이 미래의 주차장을 모색하는 국제 건축 대회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의 주요 논제는 미래의 주차장이 물류 및 보관영역에서 이동 서비스, 에너지 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바라본다. 세 가지 질문으로 포문을 연다. ‘지하 주차장 인프라가 현재 모빌리티 혁명에 어떤 답을 가져올 수 있을까?’, ‘새로운 모빌리티가 제기하는 많은 문제점들에 대응하기 위해 지하 공간을 어떻게 다양화 할 수 있을까?’, ‘디자인을 통해 지하 공간을 재정의 하여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들이 지하 주차장을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이끄는 미개발 자원으로 보는 시선이 흥미롭다.
혹자는 자율 주행은 주차장에서 시작해
주차장에서 끝난다고 말한다.
혹자는 자율 주행은 주차장에서 시작해 주차장에서 끝난다고 말한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 탑승자가 주차되어 있던 차를 원격 호출하고 하차한 이후에는 혼자서 이동해 주차를 끝내기 때문이다. 이런 무인차 시대의 도래를 위해서는 주차 공간 뿐만 아니라 주차장에 설치된 카메라와 공간 인식 AI, 실시간 주차 정보 등 여러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관제 시스템 개발도 중요하다. 더불어 이런 모든 정보와 절차가 심리스seamless하게 이어지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도 주요 과제로 떠오른다. 자동차의 왕으로 불리는 포드의 창설자 헨리 포드는 1940년, “항공과 자동차가 조합된 시장이 올 것”이라 예언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내연 기관 자동차 역사가 막 쓰이고 있던 때에 전혀 다른 범주의 항공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바라본 헨리 포드. 그처럼 모빌리티 역시 다른 분야의 경계선을 무너뜨리고 상상하는 능력에서 탄생한다.
Editor | ER Paik
Illust | HK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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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시리즈]
주거의 경계를 넓히는 모빌리티의 미래 – 모빌리티 1 (현재 글)
집으로 가는 여정, 모빌리티 – 모빌리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