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장한 자이갤러리를 통해 ‘이렇게 내 집이 변하겠구나’, ‘자이에 산다는 것은 이런 경험이겠구나’를 전달하고 싶었다던 인테그. 이번 자이갤러리 리뉴얼 디자인에 참여한 인테그의 두 대표와 주거의 본질, 지금의 트렌드, 미래의 자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치동 자이갤러리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개관했다. 이번 자이갤러리는 ‘하우스자이(House Xi)’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브랜딩하면서 ‘공간을 넘어, 경험을 짓다’라는 브랜드의 지향점을 밝혔다. 이것은 말로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하우스자이를 찾은 관람객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주거 경험을 만나게 된다. 자이 입주민이 일상의 모든 순간에 자이의 개인화되고 잘 조화된 그리고 앞선 주거 경험을 어떻게 누리게 되는지를 오감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하우스자이에는 자이 입주자의 삶의 가치를 높여줄 주거 경험의 미래가 있다.
안녕하세요? 인테그 소개와 함께 이번 자이갤러리 리뉴얼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송승원 건축 기반의 크리에이티브 전문 기업, 인테그는 ‘Integration(통합)’이라는 단어에 기반을 두고 있고요. 모든 디자인 영역에서 건축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접근과 다양한 해법을 내놓는 회사입니다.
조윤경 이 프로젝트는 자이갤러리를 리뉴얼하는 것이었고, 저희는 경험의 측면 그리고 공간의 디자인 측면에서 자이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과 스토리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완성했습니다.
GS건설 자이 브랜드와 협업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송승원 GS건설은 각 분야마다 전문성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노하우가 굉장히 많이 축적되어 있었어요. 그런 부분을 자이갤러리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 함께 상의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GS건설은 열린 태도로 다양한 측면에서 주거를 본질적으로 향상시킬 방법을 고민하더라고요. 이번 협업은 그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인테그가 디자인한 공간들
자이갤러리는 대중에게 자이를 소개하는 곳인 만큼 브랜드 비전을 공간에 녹이는 것이 중요했을 텐데요. 이번 협업을 하면서, 자이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과 스토리에 대해 깊이 탐구하셨을 것 같아요.
조윤경 자이는 오랜 시간 다양한 변화와 발전을 해왔지만 그 안에서 변하지 않는 요소들을 갖고 있었어요. 자이라는 집을 만든다는 건,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삶을 선사할 것인지 또 그 사람들을 위해서 어떤 공간을 만들 것인지 등 주거의 본질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여요. 그리고 자이는 시대성을 민첩하게 반영하면서도, 자극적으로 그 유행에 치우치지 않는 공간과 주거 경험들을 완성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자이갤러리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도 자이가 기존에 가진 미학적인 부분, 경험적인 부분, 철학적인 부분을 어떻게 형태적으로 그리고 공간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지 많이 집중했어요.
인테그 송승원 대표
그런 생각과 가치가 어떻게 자이갤러리의 디자인 콘셉트에 반영됐나요?
조윤경 크게 두 가지의 방향성을 잡았었는데요. 하나는 ‘Seamless’라는 키워드예요. 주거 경험은 단순히 공간만이 아니라 도입된 시스템과 기술에 따라 달라지고, 또 공간의 마감재, 공간감 등 공간 요소들의 조화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이 거주자의 일상에서 끊김 없이(Seamless) 자연스럽게 녹아든 경험을 만들고자 했어요.
두 번째는 ‘Breathing House’ 다시 말해 숨 쉴 틈을 가진 집인데요. 화려한 요소나 장식적인 요소로 꽉꽉 채워지는 게 아니라, 비워져 있더라도 거주자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녹여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미래의 집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지만, 기술이 중심이 되기보다 거주자가 기술적인 도움을 받아서 어떻게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래서 사람 중심의 기술 즉 ‘Calm Tech’를 반영한 공간을 디자인하려고 했습니다.
인테그 조윤경 대표
그렇다면 자이갤러리에 들어와서 다시 나가기까지 어떤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나요? 또 이곳을 통해 고객들이 어떤 경험과 가치관을 갖기를 기대하셨나요?
송승원 자이갤러리를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서 ‘이렇게 내 집이 변하겠구나’, ‘자이에 산다는 것은 이런 경험이겠구나’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차를 타고 들어오는 시점에서부터요. 아파트를 들어갈 때 큰 게이트(정문)를 통과해 저층부의 조경을 지나 주차 후 집으로 들어가듯, 자이갤러리에도 이 함축적인 경험을 담았습니다. 고객은 차를 타고 올 때 멀리서부터 보이는 자이갤러리의 입면에서부터 자이의 브랜드 이미지를 인식하고, 지하 1층에서 하차 후 조경과 미디어 설치작품을 지나 안으로 입장합니다. 이 여정을 저희는 ‘Biophilic Promenade(자연친화적 산책로)’라고 불러요. 자이의 철학 중 중요하게 생각한 ‘자연과 가까운 삶’ 그리고 ‘건강한 삶’을 조경과 미디어 설치작품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자연과 가까운 삶’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자이갤러리 지하 1층 라운지의 모습.
곧바로 2층으로 올라오면 헤리티지 존에서 자이의 역대 아파트와 자이에서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고, 두 개의 유닛을 통해서 앞으로의 자이에서의 삶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자이의 기술과 브랜드 방향성을 살필 수 있는 여러 공간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프로그램마다 경험을 온전히 전달하도록 각 영역의 공간감에 집중했고, 다음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전이 공간을 세심하게 디자인했습니다. 전체적으로 2층은 미니멀하고 따뜻하게 환대하는 자이만의 미감을 담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래를 내다보는 공간적 디자인 의도를 구현하려 했고요.
자이갤러리에는 총 두 개의 유닛을 전시하고 있죠. 그 중 ‘FAMILY GROUND(패밀리 그라운드)’는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됐나요?
조윤경 패밀리 그라운드는 어린아이를 가진 젊은 부부를 위한 집으로, 엄마의 삶과 아빠의 삶이 존중되고 아이의 다양한 활동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정해진 평면 안에서 움직이는 벽이나 돌아가는 벽을 통해 하나의 공간을 쓰임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하도록 디자인했습니다. 그리고 자이의 디자인 미학 중 하나인 ‘Blend’를 콘셉트로 활용했는데요. 공간의 확장성을 극대화하는 천정의 곡선처럼, 30평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최대한의 공간감을 내고자 했습니다.
패밀리 그라운드는 어린아이를 가진 젊은 부부를 페르소나로 규정하고, 가족의 다양한 활동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또 다른 유닛인 ‘INFINITE HOUSE(인피니트 하우스)’에 대해서도 들려주세요.
조윤경 인피니트 하우스는 젊게 사는 시니어 부부가 각자의 취미를 각각의 공간에서 어떻게 즐길 수 있을지, 분가한 자녀가 가끔 와서 머무를 때 집의 환경을 어떻게 바꿔 사용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했습니다. 거실에서부터 테라스, 마스터룸(안방), 그 뒤에 서재까지 어떻게 문을 열고 닫느냐에 따라 공간을 다양하게 확장 변형할 수 있습니다.
인피니트 하우스는 젊게 사는 시니어 부부를 페르소나로 규정하고,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디자인했다.
인테그의 그간 작업에는 여러 재료를 조합해 사용한 경우가 많은데요. 아무래도 주거 공간은 몸이 많이 닿는 공간이다보니,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재료가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송승원 맞아요. 우선 재료의 온도감을 굉장히 중요시했습니다. 특히 발이나 손이 닿는 부분에는 따뜻한 재질을 세심하게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용도마다 어울리는 재료의 질감을 고려했고요. 온도감과 질감을 기반으로 편리성, 실용성 그리고 색감이나 문양 같은 부분을 공간별 콘셉트에 맞춰서 반영했습니다.
자이갤러리 리뉴얼을 위해 개발하고 적용한 소재를 살펴보는 송승원·조윤경 대표.
인테그가 생각하는 주거의 본질과 지금의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그 생각들이 이 프로젝트에 어떻게 적용되었나요? 유닛의 평면과 같은 보편성의 측면과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개별성의 측면 사이에서 이 둘을 동시에 만족시키기가 어려웠을 것 같아요.
송승원 주거를 디자인할 때 가장 큰 고민거리가 급변하는 라이프스타일이에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맞춘 편리성을 아파트 레이아웃에 반영하는 것이 주거의 첫 번째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 변화하는 삶의 방식에 따라 거실, 부엌, 방 등의 크기나 이용 방법 혹은 각 실의 연계를 큰 맥락에서 계획합니다. 그 다음에 좀 더 작은 맥락에서 개인의 서로 다른 취향을 수용하기 위한 고민을 하죠.
조윤경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주시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주거의 본질을 강화하는 쪽으로 디자인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거에는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는 요소가 있는 것 같아요. 하루를 마친 후 완전한 회복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든지, 안정감을 느끼는 영역이라든지요. 이렇게 원초적으로 충족돼야 하는 부분이 자이갤러리의 전반적인 디자인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돼요. 저희는 집의 경계가 유닛에서 끝난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집에서 나와 하루를 시작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그 모든 여정을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여겼어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미래의 아파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의 아파트는 어떨 것 같나요?
조윤경 과거에 집에서 스스로 처리하던 것을 이제는 서비스로 받는다든지 혹은 커뮤니티 공간과 같은 어떤 공공의 영역에서 해결하는 등의 변화가 있기에, 집이라는 영역감이 집 밖으로 확장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집 안에는 주거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만 남고요.
또 편리한 기술이 계속 발달하고 도입되면서 주거라는 공간은 점점 더 편리함을 지향할 것 같아요. 반대로 편리한 삶에서 비롯된 외로움, 비물리적인 경험 등을 해소하기 위해 편안하고 안정된 주거가 강조되는데, 그것을 미학적으로 접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경험을 집안으로 들인다든지 아니면 자연에 가까운 물성을 사용하는 방식으로요.
송승원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욕구를 1차적으로는 아파트 단지의 공용공간과 편의시설(Amenity Space)에서 풀어낼 수 있을 것 같고요. 2차적으로는 유닛 안에서 담아내야 할 텐데, 저는 과거와 특히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이 인터랙션(Interaction)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음식, 세탁 등의 배달 서비스를 포함한 여러 외부 서비스와의 상호작용을 어떻게 주거 안에서 불편함 없이 연계할지가 중요하죠. 이것이 유닛의 큰 변화에 있어 잠재성을 지닌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인테그가 생각하시는 ‘자이로움’이란 어떤 것인가요?
조윤경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삶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때그때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집을 만드는 데에 본질적으로 더 집중하는 것이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미학을 담아내면서 동시에 지속적으로 세련됨을 유지하는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WRITER | SM PARK, GR HAN
PHOTOGRAPHER | CK OH
VIDEO DIRECTOR | FAME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