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사랑하는 전재상 씨의 집은 심플하다. 빈티지 소품과 가구는 정돈된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집이 휴식 공간이자 추억을 만드는 장소이길 바라는 그의 집에 대한 연가를 들어보자.
APARTMENTㅣ미니멀 라이프를 실현하다
따스함과 편안함이 깃든 깨끗한 공간. 전재상 씨가 꿈꾸는 집이다.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눈을 피로하게 하는 물건은 위층으로 옮기고, 거실과 침실을 화이트와 내추럴 톤으로 통일했다. 아끼고 사랑하는 것들만 눈에 담기는 공간. 그의 집은 ‘많지 않지만 원하는 모든 것이 있는 공간’이다.
RESIDENTㅣ추억을 만들어 가는 공간
어머니는 손님 초대와 집 가꾸기를 좋아하는 유쾌한 분이셨다. 덕분에 그의 기억 속 집은 따뜻한 추억으로 가득하다. 어머니의 성향을 물려받은 전재상 씨는 지인을 초대해 음식을 나누고 대화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에게 집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곳이다.
LIFEㅣ온전한 휴식과 여유를 찾다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전재상 씨에게는 저녁이면 홀로 쉬며 재충전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깔끔하게 정돈된 고요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온전한 쉼을 갖는 것이 그가 바라는 집. 안락한 복층 구조의 부평자이는 전재상 씨의 꿈이 실현된 공간이다.
가족 형태 | 형제
지역 | 인천광역시 부평구 일신로120 부평자이
공급면적/전용면적 | 110.24㎡/ 84.74㎡
거주 기간 | 약 2년
집을 잠깐만 둘러봐도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으신 게 느껴져요. 계기가 있을까요?
어머니가 집에 손님을 초대해 대접하고 집안을 가꾸는 모습을 봐왔어요. 저도 음악 관련 전공을 했지만 홍콩과 중국에서 의류 매장 인테리어를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요. 어렸을 때 어머니랑 미장원에 가면 꼭 리빙 잡지를 봤던 것 같아요. 그런 경험들이 제가 집을 꾸미는 데 영향을 주었어요.
좋아하는 컬러, 좋아하는 가구와 소품으로 완성한 거실.
카프라니 플로어 램프, 화이트 침구, 아레카야자. 전재상 씨의 취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가구나 공간 마감재가 깔끔하고 편안해 보여요. 전체적인 콘셉트가 궁금해요
지금 남동생하고 살고 있어요. 남자들만 사는 집은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을 주기 쉽잖아요. 그래서 우드와 패브릭으로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저는 계획성이 있는 편이라 콘셉트를 잡고 그에 맞춰 인테리어를 했어요. 특히 침구류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호텔 침구처럼 포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위해 자연 소재의 제품을 선택했어요. SNS에 집 사진을 올리면 침구에 대한 반응이 좋아요.
아파트에선 흔치 않은 복층 구조의 집인데요. 특별히 다락방이 있는 집을 고른 이유가 있나요?
위층 공간이 있는 이 집이 특별하게 느껴졌고, 보고 난 후 계속 마음에 남았어요. 생각보다 위층 면적이 넓어서 활용도도 좋아요. 다락에 책과 악기, 악보 등을 갖다 놓을 수 있어서 다른 공간은 미니멀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어요. 그리고 위층에서는 집중해서 책을 읽거나 악기를 연주할 수도 있고요. 이렇게 공간이 분리된다는 게 큰 장점 같아요.
이사와 미니멀한 느낌으로 집을 단장하고 좋아하는 소품을 딱 필요한 만큼만 갖다 놓았다.
집 곳곳에 눈길 끄는 가구나 조명이 보이네요. 가구는 어떻게 고르세요?
세월의 흔적, 스토리가 담겨 있는 빈티지 제품을 좋아해요. 덴마크 빈티지 카프라니 플로어 램프(1960’s Caprani floor lamp)는 구하기 힘들어서 오랫동안 제 위시리스트에 있었는데 운 좋게 구입할 수 있었어요. 원래 저희 집 물건인 듯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마음에 들어요.
집 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디터 람스(Dieter Rams)의 LP 플레이어가 있는 거실이오. 제가 음악을 하면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특별한 취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집안에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거실에 디터 람스를 설치한 후 그 꿈이 이루어진 것 같아요. 조용히 앉아 음악을 즐기고 느끼는 저의 힐링 공간이죠.
크리스마스를 앞둔 전재상 씨의 거실은 직접 단장한 트리와 좋아하는 음악이 흐르는 쉼의 공간이다.
집 안 어느 곳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시는지 궁금해요
당연히 거실이에요. 가구가 많이 없어서 깔끔하고 편안한 느낌도 좋고 빔프로젝터로 영상을 즐기거나 음악을 듣는 시간도 무척 좋아해요. 거실에 검은색 TV가 중심을 차지하는 걸 원치 않아서 TV를 없앴어요. 아이들을 가르치고 집에 오면 혼자 조용하게 쉬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그래서 인테리어도 여유와 편안함이 느껴지도록 신경을 썼어요.
이 집에서 살면서 라이프스타일이 어떻게 달라졌다고 느끼세요?
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자연스러움, 단순함인데 지금 그런 것들을 마음껏 누리고 있어요. 이 집으로 이사 오면서 자질구레한 짐을 많이 줄여서 거실에 가구가 많지 않으니 마음대로 가구 배치를 바꾸기도 수월하고, 집안을 자유롭게 정리하고 꾸밀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위층과 이어지는 나무 계단. 화이트 빈티지 공간과 무척 잘 어울린다.
이 집에 살면서 가장 행복한 기억은 무엇인가요?
최근 방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불러 조촐하게 파티를 했어요. 친구들하고 피아노도 연주하고 함께 노래하면서 음식도 나눠 먹고. 잊지 못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전재상 씨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집은 추억이에요. 누군가의 사연과 추억이 담긴 오래된 가구들이 있고, 어머니가 그러셨던 것처럼 집에 지인들을 초대해 시간을 보내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고. 이렇게 인생의 페이지마다 추억을 쌓아가는 공간이 집입니다.
“제가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거실이에요. 조용히 앉아 음악을 즐기는 저의 힐링 공간이죠.”
전재상 씨가 생각하는 ‘자이로움’이란 어떤 것일까요?
나를 나답게 만들어 주는 공간이요. 어떤 사람들은 집을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고, 보여주기 위해 사죠. 하지만 제가 느끼는 집이란 나를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하고,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를 품어주는 곳이에요. 자이는 그런 여유로움을 가능하게 하는 곳 같습니다.
WRITER | SE BAE
PHOTOGRAPHER | CK OH
VIDEO DIRECTOR | FAME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