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패브 기반의 모듈러 단독주택이라니, 흥미롭습니다.
자이가이스트의 프리패브 공법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프리패브 공법은 건축 부재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 후 현장에서 설치하는 방식입니다. 공장에서 제작하는 덕에 시공 기간 단축, 균일한 품질 확보, 현장 폐기물 최소화와 같은 장점이 뚜렷합니다.
현재 자이가이스트는 두 타입의 프리패브 공법을 병행하고 있는데요. 하나는 볼류메트릭(Volumetric) 공법으로, ‘공간 단위의 모듈’을 공장에서 통째로 만들어 현장에 옮기는 방법입니다. 최근 서울헬스쇼에서 공개한 ‘RM 1.0’ 모델도 이에 해당합니다.
패널 타입 공법은 ‘벽체 단위의 모듈’을 공장에서 생산하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공간이 아닌 벽체 단위로 건축하기 때문에 디자인 자유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요. 자이가이스트는 프로젝트 특성과 건축주의 니즈에 따라 이 두 공법을 적절히 선택하며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볼류메트릭 공법으로 완성한 RM 1.0 모델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을 개발한 배경에도 현시대의 가치가 작용했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주중 5일은 도시에서 주말 2일은 농촌에서 생활하는 ‘5도 2촌’ 라이프스타일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세컨드 하우스나 전원주택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건축 과정의 복잡성과 부담 때문에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이러한 어려움을 파악한 자이가이스트는 단독주택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솔루션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설계부터 생산, 시공까지 원스톱 으로 제공함으로써 복잡한 절차를 줄이고자 했죠. 나아가 우리만의 노하우를 살려 자이의 디자인 완성도와 미감을 단독주택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모듈러 주택에 스마트 홈 기술을 적극 도입해 주택 관리의 편의성과 실거주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자이가이스트는 지속적인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더 나은 주거 경험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주택 상품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단독주택 특성상 개인 소비자를 직접 대하는 프로젝트가 많았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의 요구와 반응을 밀접하게 확인해 오면서 인사이트나 노하우 등이 많이 축적됐을 것 같아요.
자이가이스트는 B2C(Business to Customer)를 시작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고객과 일대일로 만나면서 건축주가 원하는 단독주택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쌓였죠.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제작 기술도 내재화됐고요.
그간의 전문성이 바탕이 되어 기제품 형식으로도 사람들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단독주택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거죠.
그 중 하나가 지난번 서울헬스쇼에서 선보였던 RM 1.0입니다. 건축을 제조업 관점으로 전환한 상품이라고 본다면 이미 만들어진 핸드폰, 자동차를 구매하듯 단독주택을 살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Real Modular’의 약자인 RM 시리즈는 공간 단위 모듈 타입(볼류메트릭 공법)에 최적화된 주거 모델입니다. RM 1.0이 단일 모듈로 구성된 초소형 주택이었다면, 앞으로 공간 모듈을 두 개, 세 개로 확장해 RM 2.0, 3.0과 같은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RM 1.0에 이어 공간 모듈을 확장한 RM 2.0, 3.0 상품도 출시 준비 중이다
나아가 이제는 고객 범위를 기업(B2B*)과 정부(B2G**)로 넓혀가고 계시다고요.
이러한 사업은 아무래도 대량 공급과 빠른 공급이 핵심이기도 한데, 이 지점에 있어 프리패브 기반 모듈러 건축의 장점이 효과적으로 작용했을 것 같아요.
* B2B : Business to Business. 기업 대 기업 사이의 거래.
** B2G : Business to Government. 기업과 공공기관 간 거래.
지금까지 소비자 대상 사업으로 축적된 기술력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자이가이스트는 이제 B2B, B2G시장으로의 영업 확장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대표 프로젝트가 장수 CC 골프텔과 충남 ‘Live Together(리브 투게더)’ 사업입니다.
장수 CC 골프텔은 지방 골프장의 숙박 문제를 해결하려 골프와 숙박 기능을 함께 갖춘 시설로 기획됐습니다. 성수기에 운영을 시작하려면 비수기인 겨울에 공사를 마쳐야 했는데, 자이가이스트의 모듈러 공법이 이런 조건과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 철근 콘크리트는 날씨와 계절(겨울)에 따라 공사를 못하는 기간이 있고, 현장 시공 중심이다 보니 기후와 인력 등에 따라 품질도 일정하지가 않거든요. 반면 프리패브 건축은 공장에서 80~90%를 제작하기에 기후 상관없이 골프장의 비수기인 겨울에도 고른 품질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장수 CC 골프텔 사업에서 자이가이스트는 숙박동 여덟 개를 1.5개월 만에 설치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자이가이스트가 8개의 숙박동을 설치한 장수 CC 골프텔
한편 충청남도에서 추진 중인 ‘Live Together’ 사업은 공공 임대 목조주택 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친환경 목조건축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단지형 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자이가이스트는 이 사업에서 대량 공급이 가능한 프리패브 시스템의 장점을 발휘해, 공공 주거 영역에서도 목조 프리패브 방식이 실현 가능함을 증명했습니다. 이처럼 공공 및 기업 단위의 대량 공급 프로젝트에서 자이가이스트의 프리패브 시스템은 빠른 시공, 높은 품질 관리, 유연한 설계 대응력이라는 강점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충청남도와 함께 추진 중인 ‘Live Together’ 프로젝트 조감도
곧 자이 입주민들도 이러한 목조건축의 장점을 경험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네, 자이 단지 내 부대 시설인 티하우스, 스쿨버스 존 등에 목조 프리패브 구조를 적용할 계획입니다. 자연 재료라는 점에서 목재가 주는 장점이 분명한데요, 목재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향은 공간에 따스한 분위기를 더하며 심리적 안정을 주고, 탈취 기능 등은 실내 공기질 개선에 유리한 특성이 있죠. 이를 통해 따뜻한 공간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요.
끝으로, 자이가이스트의 모듈러 주택에는 미래를 향한 어떤 시대정신이 담겨 있나요?
저희는 모듈러 건축을 단순한 건축 방식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미래형 주거 시스템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듈러 건축은 현장 시공 중심에서 공장 제작 중심으로 주택공급의 개념을 바꾸는 건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작업입니다. 공장에서 만드는 건축은 공기 단축, 품질 확보, 현장 폐기물 최소화 등 앞서 말한 장점을 지니죠.
국내 모듈러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보니, 저희가 직접 사업을 하면서 새롭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 많아서 나름대로의 기준도 세우고 개척하는 정신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미래의 기술들을 경험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 자이가이스트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WRITER | GR HAN
PHOTOGRAPHER | JH KIM
VIDEO DIRECTOR | FAME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