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와 함께 ‘자이 주거 경험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한 데이라이트의 다니엘 김을 만나
이번 협업 프로젝트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오랜 세월, 아파트의 디자인은 공급자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입주자의 생활 패턴은 끊임없이, 그리고 빠르게 변한다. 이에 자이는 고객에게 일관된 주거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의 필요성을 발견했다. 그런 인사이트에서 비롯되어 얼마 전 마무리된 프로젝트가 있다. 공급자 위주의 상품 개발을 고객 관점의 상품 개발로 전환한 ‘자이 경험 디자인 시스템’이다. 거주자의 변화하는 생활 패턴에 맞춤한 자이만의 주거 경험을 만드는 이 특별한 프로젝트는 전문성을 더 높이기 위해 파트너사와 함께 진행되었다. ‘주거 경험 디자인 시스템’은 ‘데이라이트’가, ‘디자인 컴포넌트’는 ‘AI 아키텍츠’가 맡아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다니엘 김 대표가 이끄는 데이라이트는 서울, 샌프란시스코, 뮌헨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혁신 디자인 컨설팅 회사다. 디자인의 영역을 광범위하게 보고, 고객사의 사용자 관점에서 문제를 발굴해 혁신의 실마리를 찾는다. 글로벌 기업들과 경험 디자인 시스템을 개발한 이력을 갖고 있는 데이라이트는 GS건설 상품개발팀과의 ‘자이 주거 경험 디자인 시스템’ 개발 협업을 통해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자이 주거 경험 디자인 시스템’ 개발 협업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20년 전부터 ‘자이’ 브랜드 정체성을 정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GS건설은 디자인 랭귀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자이를 일관된 모습으로 지어왔습니다. 독보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이었죠. 하지만 이 방법은 시각적 디자인 요소에만 포커싱 되어 있었기에 이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졌습니다. 보통은 저희는 일을 시작할 때 고객사 설득 과정이 굉장히 힘들어요. 이 일을 왜 하는지, 의도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등을 정의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자이는 달랐습니다. 고객 경험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아파트에 어떻게 적용할지, 그 필요성에 대한 절실함을 이미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미 ‘디자인 시스템은 시각적인 게 아니라 경험적이어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어요. 다양한 사람들의 총체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하고 확인한 시간 덕분에 앞으로 20년 동안 자이가 고객들에게 어떤 체험을 선사하고, 어떤 주거 공간의 제공자로 인식될 것인지 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과 고객 경험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한 데이라이트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한 최적의 파트너였다.
고객의 주거 경험을 디자인하기 위해 우선 어떤 일부터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고객 체험의 중요성은 대부분 잘 알고 있어요. 그러나 이것이 집안에서의 경험에 국한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결론을 찾으려면 아파트 단지 내에서의 전체 여정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외부에서 단지로 들어가고, 단지에서 우리 집으로 가는 여정. 이런 흐름에서 사람들이 어떤 문제점을 경험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저희는 수많은 케이스를 조사했습니다. ‘3년 후, 5년 후 삶을 예측하려면 누구를 만나야 할까’ 고민했죠. 그 결과 저희는 현재의 삶에서 극단적으로 불만이 많은 사람들 그리고 아파트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너무 싫어서 자기가 추구하는 바를 완벽하게 구현한 주택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신기하게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사는 사람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적인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게 답이 될 수 있었습니다. 조사를 하며 패턴을 찾고, 패턴을 기반으로 기회 요소를 찾고, 그중에서도 자이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면서 이번 프로젝트의 답을 발견해 나갔습니다.
풍부한 고객 경험 조사를 통해 답을 찾아나갔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네요. 리서치 과정에서 어떤 점을 흥미롭게 느끼셨나요?
이번 리서치를 통해 저 스스로 사회적 선입견이 많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1인 가구가 늘어났다면 사람들이 독립된 삶을 추구한다고 결론 내리곤 하죠. 그런데 대가족의 의미와 유형이 달라졌을 뿐 1인 가구라고 해서 가족관계가 단절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혼자 사는 분들이 손님을 더 자주 초대하고, 2인 가족이 8인용 식탁을 원하는 등 공간 활용에 대한 욕망들이 있었습니다. 가족 형태의 변화뿐만 아닙니다. 한 노년의 여성은 자녀들이 효도한다고 제일 비싼 옵션을 선택한 아파트에 살고 계셨는데 자신의 키가 작아서 싱크대 높이 등등 모든 게 불편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게다가 아파트가 완공되는 동안 남편이 돌아가셔서 분양 전 상상하던 모습으로 살 수 없게 되었어요. 그런데 모든 설정이 분양 당시 상황에 맞춰져 있어서 현재의 삶에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거죠.
자이 주거 경험 디자인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자이와 협업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다양한 거주 경험 케이스를 보면서 지금까지 아파트는 경험이 획일화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형화된 가족, 틀에 박힌 구조에 기반한 설계가 대부분이었죠. 그래서 이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삶의 변화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순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유연성 없는 획일적인 공간’이라는 아파트의 단점을 개선한 집이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집일 테니까요. 다행히 저희가 제안한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자이 디자인 컴포넌트를 개발한 박진 대표님의 AI 아키텍츠에서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향을 제시해 주셨어요. 그 제안들을 보면서 저희는 또 다른 철학적인 접근을 할 수 있었죠. 덕분에 자이, 데이라이트, AI 아키텍츠 세 회사가 환상적으로 잘 맞물려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멋진 팀워크였어요.
다니엘 김 대표는 자이와 멋진 팀워크를 이루며 자이 주거 경험 디자인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한 자이 주거 경험 디자인 시스템을 통해 앞으로 자이안은 어떤 혜택을 누리게 될까요?
자이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의 집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어요. 데이라이트가 찾아낸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AI 아키텍츠가 구축한 디자인 플랜을 더하는 것은 물론, 자이 내부에서 설계를 진행할 때마다 스스로 질문하는 기회를 만들어둔 덕분이죠. 단지 밖에서부터 집으로 오는 길까지의 시점, 관점, 향기, 빛 등등 모든 요소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고민할 것입니다. 이렇게 질문이 계속되면 결과물은 더욱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자이로움’이란 어떤 것인가요?
더 나은 내가 되도록 도와주는 공간, 삶의 변화와 함께 진화하는 집. 자이는 고객의 삶에 집중하고, 입주민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전체적인 삶의 여정을 고려한 자이만의 공간에서 입주민들은 더 큰 행복을 꿈꾸게 될 겁니다.
WRITER | SE BAE
PHOTOGRAPHER | CK OH
VIDEO DIRECTOR | FAME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