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밀도를 높이는 기술


협소한 집은 이전처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웠고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클럽하우스, 그 외 다양한 문화 시설이 하나씩 그 기능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기조가 한 세기 가까이 이어지며 ‘집에 머문다’는 것은 곧 ‘사회생활을 차단하고 고립된다’는 의미로 변질되기에 이르렀다.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집이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변모한 데에는 좀 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 기술의 발달로 이른바 언택트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고 필요한 서비스만 취하는 비대면 기술이 발달하자 사람들은 오히려 연결되고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자이의 기준층형 테라스 ‘로지아’는 크게 다이닝 룸과 연계한 백 야드 로지아Back Yard Loggia와 마스터룸과 이어진 프론트 야드 로지아Front Yard Loggia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전자는 구조와 동선상 사교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 가벼운 운동을 함께 즐기는 가족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친구나 지인을 초대해 홈 파티를 열 수도 있다. 또 가까운 이웃과 한담을 나눌 수 있는 플랫폼으로도 손색이 없다. 대형 식탁을 놓을 수 있는 와이드 다이닝 공간인 만큼 먹고 마시며 다양한 네트워킹을 즐길 수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테라스가 역설적이게도 만남의 공간뿐 아니라 ‘자발적 고립의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인은 온·오프라인상에서 수많은 관계에 둘러싸여 있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이처럼 피로감이 가중되자 사람들은 차츰 외부와 관계를 끊고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최근 요가 클래스나 명상 등이 조망받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마주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는 일찍이 <공간의 시학>에서 집은 ‘우리의 최초의 세계’이며 ‘하나의 우주’라고 역설한 바 있다. 한때 자본의 논리 안에서 매매 수단으로 전락했던 집이 예전의 가치를 되찾고 있다는 사실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이유다. 이제 집은 입주자의 아이덴티티와 취향을 반영하는 공간이며 동시에 소통을 위한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테라스가 자리하고 있다. 자이안들의 ‘새로운 우주’는 오늘도 테라스를 자양분 삼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Editor | MH Choi
Photography | Morley von Sternberg
Illust | HK Shin
[테라스 시리즈]
소실된 마당의 재림 – 테라스 1
집에 들인 자연의 위로 – 테라스 2
소통의 밀도를 높이는 기술 – 테라스 3 (현재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