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일상의 만족은 사소한 순간부터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 커뮤니티 시설에 째깍악어의 오프라인 공간 째깍섬이 230평 규모로 탄생할 예정이다. 째깍악어는 ‘육아에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해결한다’를 사명으로 하는 IT 기반의 돌봄 서비스 스타트업으로, 2019년 대한민국인터넷대상 인터넷 사회 공헌 부문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한 화제의 기업이다.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는 물음과 해결하는 솔루션의 만남에서 우리는 이토록 사소한, 그래서 더욱 간절한 순간이 사실 일상의 만족감을 결정하는 열쇠임을 눈치챌 수 있다.
‘돌봄은 집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에서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에 확신이 들었어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질을 높이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고민하는 자이에게 째깍악어는 매력적인 서비스가 아닐 수 없었다. 어린이집이나 학교의 정형화된 시스템이 채우지 못하는 육아 공백과 질적인 측면에서 신뢰하기 어려운 돌봄 서비스 대신 가벼우면서도 유연하고 믿음직한 솔루션이 일상 가까이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였기 때문이다. 365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아이와 돌봄 선생님을 매칭하는 서비스를 비롯해 8단계의 체계적인 선생님 검증 시스템은 사용자의 만족감과 신뢰를 약속하는 신호였고, 부모님이 어떤 서비스를 기대하는지, 어떤 정보를 눈여겨보는지를 간파한 사업 배경과 서비스 설명은 진정성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또 2020년 1월 롯데월드몰 내에 째깍섬 1호점을 론칭한 뒤 7월에 일산차병원에 2호점을 열고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서비스 모델을 확장하고 있던 참이었다.
째깍악어는 2016년 온라인 기반 서비스로 출발했습니다. 그간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수요도 느꼈나요?
몇 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읽어보니 가정 외에 쇼핑몰이나 백화점 입구, 키즈 카페, 수족관, 놀이터는 물론 병원이나 사무실을 돌봄 장소로 요청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했어요. 이용 후기를 분석해보니 부모님이 용무를 보는 동안 근처에서 아이를 안전하게 봐달라는 요청이 주를 이뤘고요. 잠깐 은행 업무를 보는 동안, 쇼핑하는 동안, 친구들과 만나는 동안 아이도, 자신도 모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손길이 필요했던 것이죠. 곧 ‘돌봄은 집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에서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확신이 들었어요.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 커뮤니티 시설 입점은 어떤 계기로 이뤄졌나요?
혁신적인 커뮤니티 시설을 기획하고 있는데 육아 이슈에서도 기존과는 다른 방향을 찾고 있다며 자이에서 연락이 왔어요. 저희는 고질적인 사회의 육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미션으로 언젠가는 주거지에 들어가리라 생각하던 참이었고, 이번 자이의 제안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 커뮤니티 시설 내 째깍섬은 230평 정도의 공간으로 아이들을 위한 도시 농부, 드로잉, 오감, STEAM 클래스와 놀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에요.
자이가 기대한 혁신성은 공간으로 어떻게 표현될까요?
저희는 아이와 부모님이 개별적인 주체로 온전히 시간을 보내는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보호자가 아이와 놀아줘야 하는 키즈 카페와 다른 점도 바로 이 대목이에요. 송도자이에서는 서해가 바라보이는 쪽에 부모님의 휴식을 위한 카페와 바를 두려고 해요. 째깍섬에서 아이들은 유익한 시간을, 부모님은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누리도록요. 째깍악어 이용 후기를 읽어보면 ‘처음으로 커피 한잔을 온전히 즐기며 마셔봤다’, ‘식지 않은 저녁밥을 앉아서 먹었다’ 같은 내용이 많아요. 육아로 인해 어려워진 일상적인 순간을 맞았을 때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게 보여요. 사실 가볍고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기본적인 욕구와 타협해야 할 때 우리는 쉽게 지치거든요. 그렇게 되면 ‘삶이 왜 이렇게 됐지?’, ‘육아에 무관심한 배우자 때문일까?’, ‘아이를 낳아서일까?’ 하는 생각에 빠져 금방 우울감에 사로잡혀요. 그리고 도미노처럼 부부 간의 갈등, 가족 해체를 야기하죠. 1980년대생 이혼 사유의 90%가 육아 문제라는 요즘 현상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해요. 즉 커피 한잔 할 만큼의 여유 시간은 현대인의 존엄성을 결정하는 굉장히 상징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 엄마, 아빠로서의 삶을 잠깐 중지하고 ‘나’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몇 시간이라도 할 때 그게 삶의 활력이 된다고 많이들 말씀하세요.
상업 시설에 위치한 1~2호점과는 다른 고민이 있었을 텐데, 아파트란 입지 조건은 어떻게 해석했나요?
생활 반경 내에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이점이죠. 몇 시간 도움이 필요할 때 집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째깍섬이 있으니까요. 한편으로는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새로운 공동체를 경험할 무대가 될 것 같아요. 우연한 마주침은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고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되거든요.

운영 측면에서는 활동 영역이 정해져 있는 상업 시설과 달리 조금 더 반경을 확장할 수 있는 여지로 보여요. 예를 들어 씨앗을 심고 열매를 맺는 과정을 관찰하는 도시 농부 클래스의 경우 단지 내 산책로에 나가 계절감을 느끼면서 수업할 수 있고, 또 집에 화분을 잠시 가져갔다가 다시 가져와 연계된 수업을 할 수 있어요. 주거 단지 내에 째깍섬이 위치한 것은 접근성이 좋고 수업의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으니 아이들에겐 더욱 양질의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공간적 특성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째깍 클래스는 어떤 식으로 진행하나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도시 농부 클래스는 흙을 만지고 씨앗을 심고 물을 주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고요, 드로잉 클래스는 자신의 느낌을 캔버스에 다채로운 색깔로 옮기는 시간이에요. 오감 클래스는 마음껏 어지르는 콘셉트로 눈, 코, 입, 귀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수업이죠. 집에서는 하기 어렵지만 아이들이 너무도 좋아하는 놀이로 가득해요. 간혹 째깍섬에 처음 오신 분 중에는 겉모습만 보고 ‘놀 만한 것이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보호자 시선으로는 여느 키즈 카페와 달리 장난감도 적고 놀이 기구도 적어 재미없어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또 오고 싶다’고 말해요. 마음껏 뛰놀고 전에 해보지 못한 체험을 해보는 재미가 있거든요. 서비스의 실제 사용자인 아이들 시선으로 서비스를 고민했기에 기대하셔도 좋을 거예요.
주거 단지 내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넘어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은 무엇인가요? 째깍악어의 미션처럼 ‘365일 언제나’ 이용할 수 있나요?
저희가 연중무휴 서비스를 고집하는 건 사용자 입장에서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째깍악어를 설립하기 전에 저도 똑같은 심정이었어요.(웃음) 주말이라고, 명절이라고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은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가능한 한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여러 가정이 모인 곳인 만큼 사용자들의 폭과 요구는 더욱 다양하리라 예측해요. 아무래도 커뮤니티 시설의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어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저희는 365일 운영할 생각은 하고 있어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모이는 주거 공간인 만큼 그에 적합한 운영 솔루션도 뒤따라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저는 서비스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사용자 입장에서 진화해야 한다고 믿어요. 일상에서 느끼는 갈증을 해소하는 서비스라면 더더욱 중요하고요. 아파트의 커뮤니티 시설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최근에 아파트로 이사했는데 좋은 커뮤니티 시설이 많음에도 제대로 이용해본 날이 없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에요. 단지 제가 퇴근할 때면 문이 다 닫혀 있어서 어쩔 수 없더라고요.(웃음) ‘아, 조금만 더 오래 문을 열면 이용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끼기 일쑤죠. 저희는 사용하고 싶은 사람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켜나가고 싶어요.
스스로 일상에 만족하고 행복해야
남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하는 엄마로서 삶의 만족을 위해 지키려는 태도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스스로 일상에 만족하고 행복해야 남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균형이 무너지려고 하면 상대방에게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딸에게도 마찬가지였어요. 전 딸을 키우면서 ‘제 헌신’을 스스로 강요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딸에게도 이해해달라고 이야기했어요. “엄마는 너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김희정이기도 해. 엄마가 행복해야 너도 행복하지 않겠어?” 고맙게도 딸이 제 말에 동의하고 존중해줬죠. 한국의 평범한 여성으로 결혼하고 육아하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이 아이와 나의 커리어 둘을 놓고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이게 되더라고요. 어린이집이나 학교를 못 보내서가 아니라, 앞서 말했던 그 작은 순간이 모여서 무너져요. 그래서 저는 사소하지만 작은 순간을 귀중히 여겨 존중하며 살고자 해요.
Editor | SH Yoon
Photography | JM Kim
Film | JY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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