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의 실시간 응집체라 할 수 있는 유튜브는 전 세계인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한 영상으로 가득하다. 팬데믹 장기화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자신의 공간과 생활 반경을 돌아볼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자는 ‘제로웨이스트’ 운동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가운데서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는 키워드다.
제로웨이스트에 다가가려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탈플라스틱’ 노력도 지금의 흐름에 한몫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해온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판매된 용기를 100% 재활용하는 ‘쓰레기 없는 세상’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또 리사이클링을 모토로 브랜딩에 성공한 ‘프라이탁’과 ‘파타고니아’, 포장재 없이 식료품을 판매하는 독일의 제로웨이스트 마켓 ‘오리지널 운페어팍트Original Unverpackt’, 오스트리아의 ‘룬처스Lunzers’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의 첫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방식은 바로 적게 소비하는 삶이다. 생활 속에서 일회용 봉투와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자제해 불필요한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중고품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친환경 제품을 선택한다. 에코백과 개인 텀블러 지참, 최소한의 물품만으로 적게 쓰는 ‘미니멀 라이프’도 제로웨이스터의 기본 요소다.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또 다른 소비 대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재활용하는 것이 그 시작일 것이다.
전문 제로웨이스터의 방식에, 예컨대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거나 화장실 휴지를 다회용 천으로 대체하는 등 기존의 삶을 180도 바꾸는 극단적 시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미국의 제로웨이스터 셰프 앤 마리 보누Anne Marie Bonneau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완벽하게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몇몇 사람이 아니라, 조금은 부족하지만 그 자체를 실천하는 수백만의 사람이다.” 스스로 정한 규칙과 속도에 맞춰가고자 노력하는 삶, 그것이 제로웨이스트의 본질 아닐까.
350 Million Tons
전 세계가 하루에 배출하는 플라스틱 및 기타 고형 폐기물량으로 이는 100년 전과 비교해 10배 증가한 수치다. 세계은행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쓰레기 배출량 1위는 미국으로, 연간 2억 5000만 톤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2015년 기준 132.7kg으로 일본(65.8kg) 등에 비해 상당히 많은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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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를 실행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간단히 정리한 용어. 필요하지 않은 물품은 거절한다(Refuse),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최대한 줄여 사용한다(Reduce), 다사용 원칙(Reuse),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자원은 재활용한다(Recycle), 버릴 때를 고려해 자연으로 돌아가는 친환경 제품을 고른다(Rot) 등 다섯 가지 실천 방식을 뜻한다.
Bea Johnson
’제로웨이스트의 창시자’로 불리는 미국 환경운동가. 남편과 두 아들, 4인 가족이 몇 년간 경험한 제로웨이스트 실천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 <제로웨이스트 홈Zero Waste Home>을 출간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현재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제로웨이스터들의 롤모델이자 영감의 대상이다. 9벌의 옷으로 1년을 생활하는 것은 물론, 연간 손바닥만 한 크기의 유리 용기에 자신이 배출한 쓰레기를 담아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인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5,000
과도한 포장 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대용량 제품 대신 소규모 마트나 재래시장에서 신선한 음식을 그때그때 소량 구입할 경우 1년에 평균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이끄는 미국의 유명 라이프스타일 블로거 캐서린 켈로그Kathryn Kellogg가 최근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통해 밝힌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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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이들이 1년간 배출한 쓰레기를 보관하는 투명 유리 용기. 의류 태그나 단추 등 더 이상 재활용 불가한 것을 차곡차곡 담아 스스로 얼마나 환경친화적 삶에 근접하며 살았는지를 돌아보는 데 용이하다. 베아 존슨, 로렌 싱어 등 유명 제로웨이스터들이 인증샷을 남겨 더욱 화제가 됐으며, 많은 사람들이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Editor | NR Park
Illust | HK 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