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도시에 수많은 랜드마크 건축물을 남긴 건축 디자인 회사 SMDP의 스캇 사버(Scott Sarver) 대표. ‘진정한 가치란 금전이 아니라 경험적인 것’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한국 아파트의 미래,
그리고 자이와의 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대표님이 이끌고 있는 SMDP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SMDP는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시카고 기반의 글로벌 건축 디자인 그룹입니다. 시카고의 포덤 스파이어, 베트남의 다낭 시청 같은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했지요. 한국에서는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나인원 한남 등의 고급 주거 단지뿐 아니라 센트로폴리스, 중앙우체국 같은 랜드마크 프로젝트도 진행했습니다.
각기 다른 공간, 다른 성격이지만 랜드마크 건축물을 디자인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인이 있을 것 같습니다
랜드마크 건축물 디자인에는 ‘고유의 문화’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희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SMDP는 인간 중심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설계를 기반으로, 지역적 특색을 담으면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이와도 다양한 작업을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최근에 진행한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과 개포한신 재건축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코로나 때문에 시차도 잊은 채 열띤 토론을 주고받으면서 화상 회의를 하느라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적극적인 참여와 토론이 있었기에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의 디자인 콘셉트와 외관의 디자인 모티프가 궁금합니다
송도는 지리적인 이점이 특별했습니다. 서해, 그리고 노을에 가장 가까운 곳이었으니까요. 현대적인 느낌의 세계적인 업무 단지와 가까이 있으면서도 바다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에 대단지 아파트를 계획하는 건 흔하지 않은 기회였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서해의 자연을 건축물에, 삶에 녹였습니다.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의 외관에는 서해의 물결이 바다와 어우러지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랜드마크 타워(주동)는 부서지는 파도의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티피컬 타워(일반 주동)의 입면에서는 폭포수와 바다의 물결을 표현했지요. 조경은 리조트를 모티프로 했고, 바다가 내 집의 정원처럼 보이는 프라이빗 빌라형 테라스 하우스를 단지 앞쪽에 배치해 단지 전체의 고급스러움을 살렸습니다.
대표님은 ‘조망에도 질(quality)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을 설계할 때 조망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 부분이 있나요?
작은 창문으로 바다가 간신히 보이는 것은 진정한 조망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집 전체에서 조망이 가능한 공간이 많아질 수 있도록 풀베이 설계를 기본으로 했습니다. 또한 사람의 시야각을 연구하고, 다양한 리서치와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오션 뷰를 찾았지요. 하지만 공동주택에서는 모든 집의 조망권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만약 내 집에서 원하는 만큼의 조망을 즐길 수 없다면 단지에서 이런 부족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선셋 라운지를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더 많은 입주민들이 단지 안에서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과 비슷한 시기에 개포한신 재건축 프로젝트도 진행하셨는데요. 개포한신 재건축 프로젝트를 설계하실 때는 어떤 측면을 가장 신경 쓰셨는지요?
개포한신의 경우, 복잡한 도심 한가운데서 어떻게 중소규모 단지를 랜드마크 아파트로 구현할 수 있을지를 가장 고민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한 그루의 나무’를 모티프로, 그 자체가 예술품이 될 수 있는 오브제를 디자인했지요.
개포한신은 송도처럼 단지 주변의 자연을 마음껏 담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자연과의 융합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주어진 자연적 환경이 부족할수록, 어쩌면 건축가가 해야 할 몫이 더 많아지는 것이죠. 정해진 공간 안에서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생각한 것이 공중 정원, 프라이빗 정원, 주동 출입구 정원, 데크 위 정원 등의 공간이에요. 단지를 둘러싼 배경은 도심이지만 집 안으로 들어와서는 나만의 자연 환경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개포한신 재건축 프로젝트의 특징입니다.
자이와 함께한 공동주택 프로젝트 덕분에 한국 아파트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으실 것 같습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한국의 주거 문화, 한국 아파트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한국 주거 문화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아파트지요. 한국인이 아파트를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조망’과 ‘통풍’이라고 봅니다. 도시 개발 시대의 아파트들은 이런 점을 덜 고려해 천편일률적인 형태로 지어졌지요. 하지만 지금은 아파트의 한계를 넘기 위한 노력이 많이 시도되고 있다고 봅니다. 덕분에 이제는 상자 모양의 아파트 단지를 볼 수 없습니다. 신축 아파트들을 보면 제각각 다른 높이의 건물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멋진 스카이라인을 완성하고 있지요. 주거 공간의 조망과 통풍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요. 또 최근 눈에 띄는 변화는 마당 같은 나만의 정원을 만들어 아파트에서도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게 한 점입니다. 그 외에도 입주민이 공유하는 공간인 커뮤니티 시설을 발전시켜서 ‘따로 또 같이’의 의미를 더 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자이’ 브랜드는 어떤 느낌인가요?
자이는 한국에서 가장 인정받는 아파트 브랜드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는 자이가 항상 입주자 요구에 세심하게 귀 기울이면서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려는 노력 덕분에 앞으로도 자이는 한국 사람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 브랜드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스캇 사버는 자이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 브랜드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비욘드 아파트먼트>는 ‘아파트 그 이상의 가치’를 찾는 매거진입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아파트 그 이상의 가치란 어떤 것일까요?
가치는 돈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함께 표현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트는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기 때문에 아파트의 가치를 높이려면 거주자들의 경험적 측면을 잘 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이와 SMDP는 아파트 거주의 경험적인 측면을 더 풍요롭게 발전시키기 위해 전문가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WRITER | SE BAE
PHOTOGRAPHER | CK OH
VIDEO DIRECTOR | FAME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