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경험 디자인의 오래된 미래 - 자이매거진 | BEYOND A.
2029
자이 매거진, 비욘드 아파트먼트, 자이 주거경험 디자인 시스템 - 햇살이 쏟아지는 공간 안을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INSIGHT | EDITION

집, 경험 디자인의 오래된 미래

자이 주거경험 디자인 시스템

우리가 만든 건물은 다시 우리를 만든다.
건축은 어느 분야보다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는 뜻. 하지만 우리의 아파트 건축에서는 그 사실이 외면받아왔다.
사용자 경험에 주목한 ‘자이 주거경험 디자인 시스템’은
집안과 아파트 단지 전체에 이르는새로운 주거의 경험을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가 만든 건물은 다시 우리를 만든다. 건축은 어느 분야보다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는 뜻. 하지만 우리의 아파트 건축에서는 그 사실이 외면받아왔다. 사용자 경험에 주목한 ‘자이 주거경험 디자인 시스템’은 집안과 아파트 단지 전체에 이르는새로운 주거의 경험을 만들어낼 것이다.

자이 매거진, 비욘드 아파트먼트, 자이 주거경험 디자인 시스템 - 햇살이 쏟아지는 공간 안을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사람이 집 안에서 잘 자라지 못한다면,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은 아무 쓸모 없게 될 것이다.”
덴마크 출신의 건축가 스틸 아일러 라스무센(Steen Eiler Rasmussen, 1898-1990)은 1959년 출간한 저서 <건축 예술의 체득(Experiencing Architecture)>(MIT 프레스)를 통해 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각적인 요소에 있지 않다는 것을 역설한 바 있다. 더불어 그는 건축가란 “생활이라는 길고 느린 연극을 위한 무대를 계획하는” 사람이라며, 건축에 있어서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탄생

회화나 조각, 음악 등 다른 예술 장르와 달리 여러 감각들을 통해 온몸으로 3차원 공간을 체험하는 건축, 그중에서도 특히 주거 공간 계획에 있어서 사용자의 경험이 갖는 중요성은 오래전부터 강조되어왔다. 그러나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라는 의미로 오늘날 흔히 사용되는 용어인 ‘UX(User Experience) 디자인’이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된 사건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나타났다. 1993년 애플 컴퓨터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도널드 노먼이 자신의 직함으로 ‘User Experience Architect(사용자 경험 건축가)’라는 호칭을 사용했던 것이었다. 인지과학자이자 심리학자로서 ‘UX 디자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가 정의한 사용자 경험이란 고객이 제품과 상호작용하면서 얻는 모든 측면의 경험이다. 도널드 노먼의 이러한 정의는 제조자 중심에서 고객과 소비자 중심으로의 디자인 패러다임 변화를 끌어내며 애플 제품의 인터페이스뿐 아니라 오늘날 디자인 분야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이 매거진, 비욘드 아파트먼트

도널드 노먼은 사용자 경험이란 ‘고객이 제품과 상호작용하면서 얻는 모든 측면의 경험’이라고 정의했다.

자이 매거진, 비욘드 아파트먼트, 자이 주거경험 디자인 시스템 - 패드에 ux와 ui를 계획하고 있는 모습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디자인 패러다임을 제조자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의 전환시켰다.

UX 디자인이 등장하고 부상한 것과 관계없이, 건축과 공간이 사용자의 경험과 모종의 상호작용을 이루고 있다는 믿음은 오랫동안 지속하여 왔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의 건물을 만든다면, 우리의 건물은 다시 우리를 만들 것이다(We shape our buildings, and afterwards our buildings shape us)”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이 1943년 2차대전의 폭격으로 파괴된 영국 의회의사당 건물의 재건을 약속하며 남긴 이 문장은 건축의 경험이 가지는 영향력에 대한 강한 믿음을 나타내는 경구로 오랜 기간 회자되어 왔다.

“건축가는 생활이라는 길고 느린 연극을 위한
무대를 계획하는 사람이다.”

 스틸 아일러 라스무센(Steen Eiler Rasmussen, 1898-1990, 덴마크 출신 건축가)

우리가 만든 건물이 다시 우리를 만든다

그러나 공간 경험이 거주자의 생활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 관계와 그에 따른 설계 방법론에 대한 보다 실증적인 연구가 제출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미국의 건축 평론가 세라 윌리엄스 골드 헤이건은 하버드대학교의 교수직을 내려놓은 후 7년간의 연구 끝에 2017년 (한국어판: 공간 혁명, 2019)을 출간하며, 인지신경과학과 환경심리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활용함으로써 건축과 공간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과 우리가 형태, 패턴, 빛, 색상, 소리, 질감 등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건축가의 직관이 아니라 건축물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경험에 주목한다면, 그것을 근거로 더욱 더 나은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뇌과학자 정재승은 한국어판 추천사에서 ‘공간과 건축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건축을 탄생시키는 학문인 신경건축학’의 등장과 그 가능성을 강조하며 이 책이 그에 대한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내보였다.

자이 매거진, 비욘드 아파트먼트, 자이 주거경험디자인 시스템 - 자이가 아파트 디자인을 위해 만난 다양한 입주민들과의 기록
자이 매거진, 비욘드 아파트먼트, 자이 주거경험디자인 시스템 - 자이가 아파트 입주민들과 면담을 통해 수립한 자이 주거경험 철학과 원칙 내용

자이는 사용자 리서치를 통해 4가지 자이 주거경험 디자인 원칙을 세웠다.

자이 브랜드의 ‘자이 주거경험 디자인 시스템’ 프로젝트 역시 그런 배경과 맥락 위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세대와 구성을 가진 실제 거주자의 생활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공통된 디자인 원칙과 그에 기반한 디자인 언어를 끌어내는 과정은 UX 디자인의 핵심적인 방법론과 매우 닮아 있는 것이었다.

집안과 단지에서의 경험을 아우르는 자이 주거경험 디자인 시스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자이는 먼저 지상의 보행로와 지하 주차장, 복도 등 집으로 오가는 매일의 동선과 여정을 매끄럽게 연결하고자 했다. 이는 일상의 모든 순간에 자연스럽고 편안한 경험을 만드는 원칙 ‘Everyday Comfort’로 귀결되었다. 세대 내부 공간의 경우, 거주자 삶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얽매이지 않는 공간을 제공하는 ‘Timeless Flexibility’와 자신의 취향에 따른 선택을 담아내는 바탕으로서의 세대 공간을 의미하는 ‘Me Centered’, 두 가지 원칙이 도출되었다. 또한, 커뮤니티 공간과 쓰레기 처리장을 비롯한 공동시설에 대해서는 ‘Better Together’라는 원칙에 따라 자연스러운 채광과 조망,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조경 식재를 설치함으로써 함께 공동 주거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마련했다. 자이는 이 원칙들을 정렬(Align)과 연결(Blend)이라는 디자인 언어로 형태, 기능, 재료, 색상, 빛 등의 건축 요소에 적용함으로써 건축물 외관과 조경부터 세대 내부와 커뮤니티 공간의 인테리어, 제품 및 그래픽에 이르기까지 고객이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의 흐름을 만들어내고자(Create the Flow) 한다.

자이 매거진, 비욘드 아파트먼트, 자이 주거경험 디자인 시스템 - 아파트단지 입구부터 지하주차장, 세대 출입구, 엘리베이터 입구, 세대 입구까지 유연하게 이어지는 자이의 공간

‘정렬(Align)’과 ‘연결(Blend)’을 적용해 경험의 흐름을 만드는 예시. 단순 반복되는 일상의 경험이 하나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어 편안함을 만들어낸다.

공동 주택은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활용되어온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영역 가운데 하나다. 앞으로 다가올 주거 공간에는 자이의 주거경험 디자인 시스템과 같이 더욱더 깊고 세밀한 사용자 경험 디자인 방법론이 적용되어 갈 것이다. 우리의 집, 아파트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오래된 미래이므로.

WRITER   |  SCORER
ILLUSTRATOR   | MALLANGL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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