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
아파트의 3베이, 2베이, 4베이를 표현한 일러스트. 자이 매거진, 비욘드 아파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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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이 어디까지 아세요?

평면 구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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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베이가 아파트 구조의 전부인 줄 알았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3베이, 4베이도 익숙하다.
‘베이’로 대표되는 아파트 구조는 왜, 어떻게 변화하는 걸까?

아파트의 3베이, 2베이, 4베이를 표현한 일러스트. 자이 매거진, 비욘드 아파트먼트

외부와 접하는 벽의 면적은 거주 공간의 질을 좌우한다. 그에 따라 창이 열리는 방향, 크기, 개수가 결정되면서 집안에 얼마만큼의 햇빛과 바람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어떤 주변 풍경을 담아낼 수 있을지 알 수 있다. 그 집의 얼마나 많은 벽면이 외부로 노출되어 있는지는 주거 만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이슈인 것이다.

기둥과 기둥 사이의 간격을 의미하는 베이(bay)는 전면의 발코니와 접한 실(室)의 개수를 나타내는 용어다. 아파트 평면의 유형은 대개 이 베이의 개수에 따라 구분된다. 거실과 안방만이 발코니와 접한 2베이 평면이 대부분이던 시절을 지나 집안의 다른 공간들까지 전면으로 배치되면서 넓은 전면 폭을 갖는 3~4베이의 구조가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은 집안 모든 전용 공간에서 햇빛을 받고 외부 풍경을 바라보려는 요구가 수용되어온 과정이었다.

고급스러운 유리 마감과 포켓 테라스가 눈길을 끄는 서초그랑자이 외관. 아파트 구조는 발코니와 접한 실의 개수를 뜻하는 베이의 수에 따라 2~4베이 등으로 나뉜다. 자이 매거진, 비욘드 아파트먼트

아파트 구조는 발코니와 접한 실의 개수를 뜻하는 베이의 수에 따라 2~4베이 등으로 나뉜다.

복도형에서 계단형으로

전면 폭이 넓은 3베이 이상의 평면 구조가 오늘날의 우세종이 되기까지는 아파트가 복도형에서 계단형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존재했다. 수도권 5개 신도시가 개발되며 주택 건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1990년 전까지는 2베이 구조의 계단형 아파트와 복도형 아파트가 공존했다. 주로 집안 면적이 넓은 아파트를 계단형으로 지었다. 그 면적의 기준이 120㎡에서 85㎡로 점차 줄어들고 1기 신도시 개발과 함께 60㎡까지 낮아지면서 계단실형 설계가 보편화된 것이다.

이렇게 복도형 아파트가 외면받게 된 까닭으로는 한쪽 면이 복도와 접해 있어 맞통풍과 채광에 불리하고 복도의 시선으로부터 집안이 노출되는 등의 불편함이 거론된다. 반면 더 넓은 범위의 벽면이 외부와 맞닿아 있는 계단형 아파트는 그런 문제들로부터 훨씬 자유롭다. 또한 양쪽 옆 세대가 붙어 있어 복도의 길이가 제한되는 복도형과 달리 계단형 아파트는 전면 폭을 점차 확대해가는 데도 유리했으며 계단실의 배치에 따라 전면과 후면, 그리고 양측면에 개구부를 설치하는 것 또한 가능해진 것이다.

2000년대 이후 본격적인 재건축과 함께 시작된 아파트 평형의 대형화 추세는 계단형 구조와 맞물리며 늘어난 방의 개수에 따라 3베이에서 4베이로 점차 변화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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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 아파트 4베이, 5베이 예시 이미지

주거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아파트 평면 구조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왔다.
앞으로도 거주 문화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형식의 평면이 속속 등장할 것이다.

주거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아파트 평면 구조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왔다. 앞으로도 거주 문화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형식의 평면이 속속 등장할 것이다.

새로운 평면 유형의 등장

2베이부터 4베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아파트가 공존하는 가운데, 자이는 3~4베이 이상으로 구성된 새로운 평면 유형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송도자이 더 스타와 동해자이의 경우 기존 4베이 구조에서 테라스를 비롯한 외부 공간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점이 눈길을 끈다.

동해자이 161㎡에는 거실과 작은 침실, 안방과 작은 침실 사이에 외부 공간을 도입해 거실은 3면, 침실은 2면의 개구부를 설치함으로써 옥외 공간의 활용성을 더했을 뿐 아니라 실내 공간의 채광, 환기, 조망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송도자이 더 스타 역시 다양한 평형에서 각 실 사이에 외부 공간을 끼워 넣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또한 107/118㎡에서는 전/후면 2개의 벽면이 외부와 면하는 일반적인 4베이 구조 전면에 커다란 하나의 옥외 공간만 추가한 유형도 선보였다. 이 경우 넓은 면적으로 옥외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단열과 냉난방 효율 면에서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이런 평면 구성은 과거 한국 건축의 정체성을 한옥의 채와 실들 사이에 위치한 마당, 대청마루와 같은 외부 공간에서 찾고자 했던 일군의 건축가들이 만들었던 작품들을 연상시킨다. 대표적으로 건축가 승효상은 ‘수백당’을 통해 복도로 이어진 4개의 실내 공간과 3개의 외부 공간이 번갈아가며 반복되는 평면 유형을 정립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단독주택이었으나 공동주택의 평면 구조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동해자이 161㎡ 거실과 주방 복도에서 바로본 내부 인테리어. 우물 천장과 간접등으로 더 밝고 환한 실내가 특징이다. 자이 매거진, 비욘드아파트먼트

집안에 다양한 외부 공간을 마련해 주거의 질을 높인 동해자이 161㎡.

동해자이 84㎡B의 거실 모습. 거실 양면을 통창으로 설계하고, 오픈 발코니 같은 외부 공간을 도입한 새로운 평면 구성을 보여준다. 자이 매거진, 비욘드아파트먼트

동해자이 84㎡B는 오픈 발코니 같은 외부 공간을 도입한 새로운 평면 구성을 보여준다.

동해자이 161㎡ 거실과 주방 복도에서 바로본 내부 인테리어. 우물 천장과 간접등으로 더 밝고 환한 실내가 특징이다. 자이 매거진, 비욘드아파트먼트

집안에 다양한 외부 공간을 마련해 주거의 질을 높인 동해자이 161㎡.

동해자이 84㎡B의 거실 모습. 거실 양면을 통창으로 설계하고, 오픈 발코니 같은 외부 공간을 도입한 새로운 평면 구성을 보여준다. 자이 매거진, 비욘드아파트먼트

동해자이 84㎡B는 오픈 발코니 같은 외부 공간을 도입한 새로운 평면 구성을 보여준다.

평면은 주거 문화의 변화를 따른다

나뭇잎은 나무가 뿌리내린 장소의 여건에 따라 적정한 빛과 바람, 수분을 얻기 위해 형태와 두께, 크기를 달리하며 진화해왔다. 거주 공간의 형태 역시 그러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은 그 기능의 확장을 거듭했다. 과거 주로 휴식의 장소로 여겨졌던 집은 오늘날 재택근무자에게는 일터가, 학생에게는 교실이 되었으며, 외부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반려동물과의 생활, 운동과 모임을 비롯한 다양한 취미 활동이 이뤄지는 복합적이고 다기능적인 공간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 같은 주거 문화의 변화는 테라스와 알파룸, 팬트리, 드레스룸 등의 부속 공간이 늘어나고 더 확장된 주방을 갖춘 아파트의 평면 구조의 변화를 추동하고 있다. 앞으로 등장할 아파트 거주 문화들 역시 새로운 형식의 평면을 요구할 것이다.

WRITER   |  SCORER
ILLUSTRATOR   | MALLANGL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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